나를 찾아서
술과 나 - 깡술을 배우다
색즉시공
2009. 2. 27. 17:47
전두환이 때문에 휴학도, 군대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어렵사리 휴학을 하고, 광주가서 신검받아 81년 2월 3일에 입대하였습니다.
많은 사연이 있는 군대얘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고요, 오늘은 술얘기만 하겠습니다.
처음 술을 배울 때 막걸리를 주로 마셨기 때문에 소주는 입에 달라붙지 않았고, 웬지 불편했습니다.
군대에서 처음으로 술을 마셨던 때는 추석날이었습니다.
오랫만에 마시는 술이라 참 맛있더군요. 하지만, 군대라는 게 술이 있으면 매가 같이 간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군대를 갔다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군대의 술문화는 속전속결이고, 흔적을 없애야 합니다.
나는 다행히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체질이라 어지간히 먹어서는 냄새만 날뿐 얼굴은 표나지않습니다.
처음으로 깡술을 마시고 힘들었던 때는 일병말년에 6개월 정도 늦은 쫄병하고 중대근처의 함바에서 소주 두 병을 각각 1병씩 작은 국대접에 따라 마셨을 때입니다.
그 녀석은 사회에서 술깨나 마셔본 터라 그 정도가지고는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저는 처음으로 그렇게 마셨습니다. 안주는 국물도 없고 그저 달랑 구운 김 몇장으로 때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술이 올라오는데 화장실에 가서 몰래 토하고, 교육시간이 됐는데도 전혀 깨질않더군요.
다행히 옆에 있는 말년 고참이 좋게 봐줘서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게 깡술의 시작이었습니다.
또한, 힘든 군대생활의 신호탄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