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바람과 물
수녀님의 눈물
색즉시공
2006. 3. 1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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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와 상생을 위한 새만금 국민회의 공동대표 오영숙 수녀가 새만금사업시행 측에 손을 들어준 대법원 판결에 절망한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06.3.16 ⓒ 김흥구/코리아포커스 |
“정말 이럴 줄 몰랐어요. 우리나라에 희망이 없어요.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이렇게 무지한 판결을 내리지 않을 껍니다”
‘새만금 수녀’로 불리는 오영숙 수녀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79년 수녀가 된 이래 소외된 이웃에 대한 봉사활동을 해온 오영숙 수녀는 갯벌의 소중함을 깨닿은 순간, 새만금사업 반대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0년부터 새만금 문제에 뛰어든 오 수녀는 설마 설마 하며 이번 재판에 기대를 걸었었다.
“갯벌에 가서 직접 발을 담그고 갯벌이 땅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갯벌이 아무데나 밟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속의 수많은 생명을 통해 깨닳음을 얻은 거지요. 그걸 안다면······”
“제가 뭐 답답해서 새만금 문제에 뛰어들었겠어요. 개인적으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기본적 양심이 있다면 이럴 수는 없지요”
지난 2003년 성직자들이 삼보일배 때는 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때로 힘들어하는 활동가들을 향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격려해온 것도 그다.
“그동안 이 운동을 하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왔는지 몰라요. 할말 못할 말 많이 들으며 미래 세대를 생각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사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릴 줄 꿈에도 몰랐어요. 정당한 것이 아니면 그것을 밝히는게 사법부의 일이지요. 살짝 피해나간거죠.”
정부가 정당성을 획득한 것이 아니라면서도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재판부를 향한 오 수녀의 쓴 소리다. 그만금 그는 재판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최근 새만금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었던 언론에도 화가 나요. 모든 언론이 조금만 더 갯벌의 소중함을 알려왔다면 이정도까지 왔을까 싶습니다”
‘새만금’ 이름만 불러도 눈물을 쏟는 오영숙 수녀는 새만금이 반드시 다시 트이는 걸 보겠다고 말한다.
“새만금 트는 거 보겠습니다. 그때 공사를 강행한 사람들, 사법부 사람들, 전라북도 정치인들 무슨 말을 하는 지 똑똑히 듣고 볼 껍니다”
오 수녀의 눈에 또다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