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세상만들기

나는 너희들을 증오한다[펌]

색즉시공 2006. 8. 11. 11:32

나는 너희들을 증오한다.

 

나는 포항집회에 동원된 진압경찰들을 증오한다.
전의경들도 민중의 자식이니 뭐니 떠들지 말라.
하중근 열사가 경찰의 폭력에 의해 사망했다는 것을
경찰의사까지 인정한 마당에
그에 항의하는 집회에서 또다시 거리낌없이 폭력을 휘둘러
수십, 수백명이 부상했는데도 그들을 이해하란 말인가?
4일 집회도 마찬가지였지만 어제(9일) 집회는 한마디로
경찰폭력의 전시장 같았다.
갈아서 뾰족해진 방패로 넘어진 사람을 찍고
(이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다.
이미 하중근 열사가 돌아가신 마당에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죽어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넘어진 사람을 군화발로 짓이기고
폭력에 항의하는 시민들까지 집단구타하는 이들이
깡패집단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인가?
최근 내가 참석한 집회 중 가장 잔인하고 치떨리는 폭력이 난무한,
웬만큼은 폭력에 단련되어 있는 나로서도 끔찍할 정도의 폭력이었다.

사십 넘은 노동자가 죽고, 남편을 보러온 임산부가 유산하고
맨몸으로 집회에 참석한 이들이 수십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어도
(내 아는 사람만 3명 정도가 입원할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
직접 폭력을 행한 자들은 누구도 처벌받지 않는다.
경찰청장의 사과나 퇴진 정도로는 결코 폭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실제로 폭력을 행한 당사자들을 찾아내서
살인과 상해로 처벌할 때만이 이 무분별한 폭력이 제어될 것이다.

나는 X도 모르면서 비난만 일삼는 네티즌이나
고상한 양비론 따위나 늘어놓고 있는 지식인 따위들도 증오한다.
니네들은 맨날 귀족노조니 이기주의니 떠들어댔지만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가다들은
니네들이 말하는 귀족노조가 결코 아닌데도
니네들은 마찬가지로 일방적인 비난만 일삼고 있다.
이른바 '귀족노조'를 비난하면서 니네들이 맨날 떠들었던 비정규직,
바로 그들이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데도 똑같은 비난만 하고있는
니네들의 속마음은 노동운동에 대한 맹목적인 적대감
그것 이외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 싸가지없는 애들의 대표가 바로 노무현이란 작자고
노무현 주변에 있는 오만한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이다.
니네들은 반드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아, 우리도 건물 점거하고 쇠파이프 들지 않았냐고?
단 한 번이라도 협상장에 나와 노동자들의 요구를 진지하게 들어봤으면
우리가 미쳤다고 건물 점거 따위를 하겠냐?
그리고 쇠파이프 든 사람이 전체 집회참가자 중 도대체 몇 명이나 되는데?
경찰들이 쇠파이프 든 사람만 공격하는 줄 아냐?
그냥 맨몸으로 참가한 사람들도 모자라
(내가 아는 부상당한 이들도 모두 그냥 참가한 이들이었다)
항의하는 시민들까지 집단구타하는 걸 똑같다고 할텐가?
이 말은 안하는게 맞겠지만, 좀 더 심한 말을 해보자.
우리의 '폭력'시위에 의해 그동안 경찰이 죽은 적이 있나?
그런데 니네 경찰들에 의해 최근에 죽은 사람만 벌써 몇명이니?
작년에 2명의 농민이 죽고 더 이상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놓고선
또다시 사람이 죽었거니와 앞으로도 얼마나 죽을지 모른다.
어제와 같은 진압방식이라면 또다른 하중근이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니까.

무엇보다도 나는 기자나 PD 따위 언론사에 있는 놈들을 증오한다.
니네들이 그렇게 비난하는 점거농성이 진행될 때나 관심을 가지지
(물론 그 관심이란 노조를 비난하기 위한 관심이었지)
점거농성이 해산되고 나자 마치 모든 일이 끝난 것처럼
더 이상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니네들이 가증스럽다.
니네들은 평조합원의 이탈로 점거농성이 끝났다고 분열을 유도했지만
그들은 지금까지 전혀 이탈없이 파업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너희들은 계속되고 있는 파업에 관해서도,
잔인한 경찰폭력에 관해서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의 간절한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건설하도급의 실태가 어떤지에 대해선 더 말할 것도 없다.
하기야 사람이 죽어도 무관심한 놈들에게 무엇을 더 바라랴.

이제 이 나라는 파업도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나라가 되었다.
더 슬픈 것은 그래봐야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것,
아니 도리어 자신들의 알량한 밥그릇에 티끌만한 피해나 있을까봐
맹목적으로 비난해대는 놈들의 질타를 감당해야 한다.
사람이 죽어도 죽은 사람 쪽을 비난하는 사회
-- 이것이 노무현 이하 소위 민주화세력이 집권하고 있다는
2006년의 위대한 '대한민국'이다.
이 땅의 민주주의와 연대의식은 철저히 퇴보하고 있다.
나는 지금의 한국사회를 증오한다.

 

글의 출처

http://hadream.com/zb40pl3/zboard.php?id=janggyu&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