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무슨 생각이 있어 출발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떠나고 싶었다.
8월에 가려던 계획이 약간은 어긋났지만 그래도 날씨도 한결 서늘해져 오히려 잘되었다고 생각한다.
9월 1일 아침 8시에 출발
2시가 넘어서 잠이 드는 바람에 아침은 대충 물말아 먹고 출발했는데도 8시나 되었다.
안장을 바꾸고 두 번째 타는 것이라 엉덩이 통증이 시작된다.
시작부터 이게 무슨 고생인가싶다.
1번 국도를 타고 수원거쳐 오산 근처까지 가는데 차들도 많고 신호들이 많아 시간이 제법 걸린다.
11시 정도 되어 국도변 휴게소에서 쉬는데 갑자기 배고픈 생각이 들었는데 옆엘 보니 추어탕집이 있어 바로 들어가 주문하다.
주인장 왈 "자전거 타면 종아리가 아프겠네요"
"아뇨, 허벅지가 아퍼요"
"그럼 정력도 좋아지겄네요"
"니기미 헐"
칭구 녀석과 통화하다 오산에서 천안까지 점프하기로 결정하고 오산대역에서 천안까지 전철로 랄랄라~
천안에서 1번국도타다 공주방면으로 23번 국도 갈아탔음.
새로 난 국도변이라 변변한 휴게소도 없고, 진짜 재미없는 코스가 새로 난 국도라는 것을 실감.
최대의 난코스는 차령고개를 넘는 고갯길이었는데 동네로 빠지는 길이 있어 시원한 물이나 먹고 올라가자는 생각이었지만 염병할 동네에는 개새끼도 구경하기 힘들었고 가게는 아예 없더이다.ㅜㅜ
그늘도 없는 구간을 쎄가 빠지게 올라 쉬었다 터널 통과해서 내려가니 이리 반가울 수가... 휴게소 등장
지방도로를 알지 못하니 개고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무쟈게 비참했지만 공주까지는 죽어도 가야할 길
무조건 고고씽!
드뎌 칭구녀석과 만나기로 한 공주도착 4시 30분경
부여에 있는 무신 연꽃 공원인데 칭구넘한테 사진 박아달랬더니 사진이 없음.
부여에서 맛있는 장어먹고 논산으로 이동하여 1번 국도변 모텔 입장
입구부터 준발이가 영감탱이여서 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모텔수준이 여인숙을 조금 벗어난 정도.
아뉘, 이넘이 어케 이런 데서 잠을 자라고...
결국 3시간도 못자고 부시시한 얼굴로 식당찾아 두리번 두리번
5천원 짜리 백반. 살기 위해 대부분 꾸겨 넣었음
역쉬 서해안 지역은 평야지대라서 고갯길은 드물고 달리는데는 무리가 없었음.
오늘 목적지는 전주지만 김제를 거쳐 전주로 들어가야 하기에 1차 목적지는 김제에서 칭구넘하고 점심먹는 것임.
익산시내를 벗어나니 호남평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전주쪽을 보고 찍었는데 구름때문에 산이 잘 안보이지만 짐작에 모악산이 아닐까...
9시 정도에 김제가 9km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정표를 발견하고 고민하다 만경으로 빠져 잘하면 망해사까지도 가능하다는 생각에 만경으로 고고씽
천연잔디운동장. 무지 부러웠음
저 뒤에 있는 교회의 십자가는 새빨간 색으로 십자가를 해놨는데 넘 섬뜩했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다...
심포항 조금 못가 망해사가 있습니다.
20년도 더 지난 시절에 갔던 망해사는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 분위기는 많이 세련되었다는 느낌
비구니스님 혼자 예불 드리고 있었는데 발자국 소리에 뒤돌아 보더군요^^
새만금간척사업으로 망해사 앞의 바다는 죽음으로 변해갑니다.ㅜㅜ
망해사에서 나오면서 찍은 호남평야
칭구녀석과 12시쯤 약속을 했는데 망해사에서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보내는 바람에 늦을 것같아 버스를 타기로 함. 가로수그늘 아래 할매 한 분이 차를 기다리길래 몇시차세요? 11시 40분이란다. 잘 됐네. 45분쯤 차가 왔는데 참 나... 할매는 얼렁 건너편으로 가더니 버스타고 가버린다. 아뉘, 김제가는 차가 몇시냐고 물어봤지 누가 할매가 타는 차를 물어봤냐고요?
할 수 없이 칭구넘한테 조금 늦겠다고 전화하고 졸라 밟아서 12시 30분에 칭구 만나 땡칠이탕으로 점심해결
아쉽게도 맛있는 땡칠이탕은 그림이 없습니다요.
전주 오는 길에 후배넘이 근무하는 초등학교에 잠깐 들렀습니다.
에구 힘들어.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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