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에서 고추 심는 때는 5월 10일 전후입니다. 그래서 씨앗을 뿌리는 때는 2월 10일 전후가 됩니다. 아주 심기 전에 석달을 키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씨앗을 뿌려서 싹을 키우고, 이걸 한 번 옮겨 심어서, 두 달 정도 자라면 아주심기를 합니다. 고추를 키우는 집은 다들 집에서 모를 키우는데요, 보통은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됩니다.
모판에 흙 담아 놓고, 씨앗을 손으로 술술 뿌려서 핀?V 같은 걸로 펼쳐주는데요, 고추씨앗이 뭉치게 마련입니다. 어떤 데는 배게 뿌려지고, 어떤 데는 성글게 뿌려집니다. 너무 딱 붙어서 자라면 약합니다. 좋지 않지요. 어떻게든 고르게 뿌려져야 골고루 잘 자랍니다. 대수아저씨는 다음과 같이 길러냅니다.
싹이 고르고 일정하게 올라와 있습니다. '대체 고추씨를 어떻게 뿌리셨길래 이렇게 고르게 잘 나왔을까?' 궁금해서 여쭤봤더니, "다 방법이 있어요." 하셨지요. 작년에 이 커다란 차이를 보고, 올해는 꼭 하시는 걸 보리라 마음 먹었지요.
어떻게 하시느냐? 짜잔~!
손수 제작하신 파종용 판지입니다. 모판 밑바닥을 잘 오려서 재활용하신 건데요, 드릴로 일정한 간격을 맞춰 구멍을 뚫고, 알루미늄 테이프를 붙여서 완성한 것입니다. 눈을 틔우느라 고추씨가 젖어 있는데, 일단 재를 뿌려서 물기가 없게 만듭니다. 그 씨앗을 구멍에 하나하나 넣어 줍니다. 넣어주고 나서 판지를 들어 올리면 짠!
이렇게 하면 한 판에 정확히 645개의 씨앗이 떨어집니다. 모판 갯수만 보면, 모가 몇 개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오~ 놀랍지 않은가요? 저는 같이 농사짓는 입장에서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런데요...이렇게 씨앗을 뿌리고 위에 흙을 덮어줘야 하는데요, 이걸 또 가지런히 뿌려놓은 씨앗이 흐트러지지 않게 잘 덮어줘야 한단 말이죠... 어떻게 해야 씨앗이 안 흐트러지고 가지런히 그대로 있을까... 또 짜잔~!
바로 이겁니다. 고기 궈먹을 때 쓰는 석쇠를 잘라서 대고, 마구 덮어주면 씨앗은 전혀 흐트러지지 않지요^^ 아저씨가 하나하나 연구해서 개발하신 거라고 합니다.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
출처 : 다음 까페 오두막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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