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좋아하세요?

단가-이산저산[원전 브리태니카]

색즉시공 2006. 2. 27. 14:30

 

 

 

해설

이 단가는 생긴 지가 오래지 않다. 사설의 내용은 세월이 감에 따라서 늙어짐을 한탄하는 다른 단가와 비슷하나, 요즈음에 생긴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고사를 인용하지 않고 있다. 중몰이 장단에 계면조로 되어 있다. 단가를 계면조로 짜는 것은 요즈음 들어 있는 일이며, 옛날에는 그런 일이 드물었다.

사설과 주석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을 찾어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 없이 가 버렸으니, 왔가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데가 있느냐?  

봄은 왔다가 갈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라

옛부터 일러 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상풍 요란허여, 제 절개를 꽃피지 않은 황국 단풍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 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려 은세계 되고 보면, 월백 설백 천지백허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 세월은 덧 없이 흘러가고, 이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와,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 말 들어 보소. 인간이 모두가 팔십을 산다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다 지허면 단 사십도 못 산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 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는 불여생전일배주만도 못하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마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 마라. 가는 세월 어쩔그나. 늘어진 계수나무 끝끝어리다가 대랑 매달아놓고 국곡 투식허는 놈과 부모 불효허는 놈과 형제 화목 못허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 먼저 보내 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어서 “한잔 더 먹소, 들 먹게”하면서, 거드렁거리고 놀아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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