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좋아하세요?

판소리의 기원과 발전

색즉시공 2006. 2. 28. 21:13
판소리가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는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마을의 큰 굿 끝에 벌이는 판놀음에서 놀이꾼들이 여러 놀이를 벌이는 동안에 소리 광대가 한 자리 끼어서 소리도 하고, 재담도 하고, 몸짓도 하며 긴 이야기를 엮은 데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전해지는 이야기를 소리 광대가 소리와 아니리로 엮는 공연 형태의 기원도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는데, 판소리처럼 소리와 아니리를 섞어 부르며, 소리의 장단이 판소리와 비슷한 서사무가의 공연 형태를 빌어 온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판소리는 조선 왕조 전기에도 불렸을 것으로 짐작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문헌이 없다. 지금까지 발견된 판소리 사설 자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영조 30년인 1754년에 호가 ‘만화’인 유진한이 한시로 적은 만화본 <춘향가>이다. 이를 보더라도, 적어도 숙종 무렵에는 판소리가 틀을 잡게 되었을 것이다. 영조, 정조 때에는 우 춘대, 하 은담, 최 선달과 같은 명창들이 판소리 열두 마당을 불렀던 것 같은데, 그때의 판소리는 길이도 짧고, 사설이나 음악이 소박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순조 무렵에는 여덟 명창 시대라고 하여 권 삼득, 송 흥록, 모 흥갑, 염 계달, 고 수관, 김 제철(또는 김 계철), 신 만엽, 주 덕기, 박 유전과 같은 명창들이 나서 갖가지 장단과 조를 짜서 판소리의 음악 수준을 크게 발전시켰다. 권 삼득은 설렁제를, 모 홍갑은 강산제를, 염 계달과 고 수관은 경드름과 추천목을, 김 제철과 신 만엽은 석화제를 짜넣었고, 가왕이라고 불리던 송 흥록은 진양 장단과 우조, 계면조를 발전시켜 판소리를 예술의 경지에까지 끌어 올렸다고 전해진다.

 

판소리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전승되어 왔다. 전라북도에서 시작되어, 전라남도를 거쳐, 남해로 흘러들어가는 섬진강을 중심으로 하여, 그 동쪽의 운봉, 구례, 순창과 같은 곳에서는 동편제가 많이 불렸는데, 씩씩하고 웅장한 것이 특징이며, 송 흥록을 시조로 삼는다. 섬진강의 서쪽인 광주, 나주, 보성과 같은 곳에서는 서편제가 많이 불렸는데, 서편제의 특징은 정교하고 감칠맛이 있다는 것이다. 서편제 가운데 박유전제는 그 시조로 삼고 있는 박 유전의 호를 따서 ‘강산제’라고도 한다. 중고제는 책을 읽는 듯한 ‘송서제’와 비슷한 점이 많은 소리제로서, 소리의 높-낮이가 분명하다. 경기도와 충청도에서 많이 불렸는데, 염 계달, 김 성옥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판소리가 이와 같이 서너 가지 제로 나뉘어 발전된 것은 여덟 명창 시대에 시작된 일인데, 이것으로써 그때 명창들의 활동이 독보적이면서도 활발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철종 무렵은 이른바 ‘후기 여덟 명창 시대’로, 박 만순, 송 우룡, 김 세종, 정 춘풍, 장 자백, 이 날치, 정 창업, 김 정근, 한 송학과 같은 명창들이 나왔는데, 박 만순, 송 우룡, 김 세종, 장 자백은 동편제를, 이 날치, 정 창업은 서편제를, 김 정근, 한 송학은 중고제를 발전시켰다.

 

고종 무렵에는 박 기홍, 김 창환, 김 찬업, 송 만갑, 유 성준, 김 석창, 이 동백, 김 창룡, 김 채만, 정 정렬과 같은 명창들이 활약했는데, 이 가운데 김 창환, 송 만갑, 이 동백, 김 창룡, 정 정렬이 ‘다섯 명창’으로 꼽힌다. 이 다섯 명창의 뒤를 이어 장 판개, 김 정문, 공 창식, 박 중군, 임 방울, 김 연수, 이 화중선, 박 녹주와 같은 명창이 나왔으며, 지금은 김 여란, 정 광수, 박 동진, 박 초월, 김 소희, 박 봉술, 한 승호, 정 권진과 같은 명창들과, 고수에는 김 명환이 무형 문화재 기능 보유자로 지정되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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